우주과학 이야기

구글, 3000만 달러 ''달 탐사'' 본격 시동

부비디바비디 2008. 2. 24. 13:07


인터넷 검색 회사 구글이 후원하는 3000만달러짜리 달 탐사 프로젝트에 5개국 10개 팀이 참여를 결정했다.

구글과 우주연구기관 ‘X 프라이즈 재단’은 로봇을 달에 보내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 이 자료를 다시 지구로 보내는 ‘구글 루너 X 프라이즈’ 프로젝트에 참여할 10개 팀을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윌리암 휘터커 박사 팀을 비롯해 대학연합팀 4곳, 우주회사 2곳, 오픈소스 팀 1곳 등 5개국 10개 팀은 이날 구글 본사에서 달 탐사 프로젝트 참여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6개월 전 발표된 이번 프로젝트는 달 표면에서 최소 500m를 운행하며 주변 경관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해 가장 먼저 지구로 보내는 팀에게 2000만달러를 수여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두번째로 임무를 수행한 2위 팀에게는 500만달러가 주어지고, 나머지 500만달러는 1969년 달을 정복한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이 달에 남긴 흔적이나 잔해물, 그리고 달에 물이 있다는 증거 등을 발견하는 팀에게 보너스로 제공된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 12월31일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기간 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면 2014년까지 자동 연장된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윌리암 휘터커 박사는 "등유와 산소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달의 고요한 바다(Sea of Tranquillity)에서 로봇의 탐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암 휘터커 박사는 자신의 팀이 1순위로 탐사에 성공할 것이라 자신하면서도 "이 모든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금 2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개발비 부담을 염려했다.

오픈소스 개발자 중심의 프레드넷 팀의 프레드 부르조아지 리더는 "토스트 크기의 착륙선을 달에 착륙시킨 뒤 휴대폰 사이즈의 로봇을 움직여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할 것"이라며 "SUV보다는 휴대폰을 달에 보내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참가자들이 저마다 임무 수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까지 가려면 엄청난 비용과 함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신문은 아울러 "달 착륙에 성공하더라도 로봇이 영하 250도 밑으로 떨어지는 달의 척박한 환경을 견딜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번 프로젝트는 X 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다이어맨디스 회장이 구글의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래리 페이지에 제안해 성사됐다.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 먼저 제안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구글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53개국으로부터 달 탐사에 관심을 표명한 편지를 560통 이상 받았다"며 "민간인들의 참여를 통해 보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새로운 세대의 달 탐사 기술이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구글은 저렴한 비용으로 로봇을 이용한 달 탐사가 성공하면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해 마침내 인류가 달에 거주하는 인류의 원대한 꿈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2007년 8월 시작한 '구글 스카이'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지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구글 어스'의 우주 버전격인 구글 스카이는 지구에서 올려다보는 광활한 우주를 스크린에 펼쳐놓는다.

지금까지 구글은 나사 우주항공국, 캘리포니아 팔모아 천문대, 우주 탐사 국제 프로젝트인 SDSS(Sloan Digital Sky Survey) 등에서 공급받은 사진을 구글 스카이에 공급하고 있지만 달 탐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달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 확보는 부가적인 것일 뿐 우주 개발이라는 인류의 원대한 꿈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후원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요트 대회를 후원하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를 꼬집으며 “달 탐사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그 어느 거대한 계획보다 우리를 더 흥분시키고 있다”고 달 탐사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아시아경제|기사입력 2008-02-23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