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 이야기
화성을 향하는 우주인 지침서
부비디바비디
2008. 1.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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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다음으로 지구와 가까운 천체는 금성과 화성이다. 금성은 표면 온도가 450도가 넘는 ‘불지옥’으로 현재의 기술로는 인간이 방문하기 힘들다. 하지만 화성은 단단한 지각이 있고 한여름에도 20도까지만 오른다. 한겨울밤에는 영하 190도까지 내려가지만 이 정도 추위는 현재 기술로도 견딜 수 있다.
화성에 도달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먼저 화성을 여행하려면 무중력 상태뿐 아니라 좁은 공간에 오랫동안 갇힌 상태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달은 왕복 10일 정도면 다녀올 수 있지만 화성을 다녀오려면 우주선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최소 451일 이상 지내야 한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우주인의 뼈 속에서 칼슘을 만드는 세포의 기능이 약해져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에 걸린다. 골다공증에 걸린 사람의 뼈는 아주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지고 회복도 더디다. 또 근육 속의 근섬유가 가늘어지는 탓에 근력도 약해진다. 그래서 스스로 회전해 인공 중력을 만드는 우주선이 필요하다.
화성 여행은 심리적 어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지구가 아주 작은 점으로 보여 다른 별과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곳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긍정적인 성격이라도 불안하고 우울해질 것이다. 또 오랫동안 좁은 공간에서 같이 생활해야 하는 동료 우주인(여행객)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전문 심리 상담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적은 ‘내부’에만 있지 않다. 우주선 밖의 X선, 감마선 같은 우주 방사선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 에너지가 높은 전자파는 DNA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에선 전자파를 막아줄 납이나 특수 재질의 방어막이 필요하다.
장기간에 걸친 우주여행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 곳곳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럽과 러시아 우주기구는 장기간에 걸친 우주여행의 어려움을 미리 알아보고자 러시아 지하기지 안에 있는 밀폐시설에 6명의 지원자를 520일간 머물게 하는 ‘마스-500’이란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 민간기구인 화성협회는 NASA의 자문을 받아 ‘화성 모의 기지’를 세웠다.
이런 조사와 연구들이 합쳐지면 조만간 ‘제2의 지구’로 불리는 화성을 방문할 날이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혹시 아는가. 지구 환경이 나빠지거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지구를 떠난 인류가 화성에 무수한 발자국을 찍을 지.
(글: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