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
"아이와 책 읽고 대화… 최고의 교육이죠"
수준과 능력 정확히 파악한 후 책 골라줘야
“아들이 갓 입학했는데, 아빠로서 글쓰기 정도는 직접 가르치고 싶었어요. 편독하지 않고 좋은 책을 제대로 읽게 하고도 싶었고요. 제대로 틀을 갖춰 보기로 한 거죠.”
김씨는 2004년 가을부터 6개월간 독서교육론·논술지도론 등 필수과목을 수강하고 문학·심리학·교육학 전문서와 고등학교 교과서까지 뒤져가며 공부했다. 문화센터에서 영어독서지도 과정을 수료한 부인 하정아(36)씨도 거들었다. 유치원생인 딸 민지(7)도 임상실험 대상이 됐다. 자녀에게 책 읽히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일까?
“철저히 아이 눈높이로 내려가야 돼요. 아이의 한정된 경험과 특수한 세계 속에서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알아야 하거든요.”
서울 목동에 있는 김윤관씨 집의 안방은 서재로 꾸몄다. 두 아이의 책만 1000여권. 한글·영어 동화 단행본과 위인전·세계명작 전집으로 가득차 있고, 만화책도 좀 있다. 마루에도 아이들 책 읽기 편하게 큰 탁자 대신 작은 접이상 두 개와 간이책장을 가져다 놨다. 김씨는 아이들이 책을 읽는 배경지식이 부족하다 싶으면 함께 인터넷을 뒤지고, 관심분야를 확장해 수준이 맞는 책을 골라준다.
김씨의 아이들은 인터뷰 중에도 책을 집어 들고 소리 내어 읽으며 끊임없이 부모에게 질문을 하고 자신의 느낌을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경이는 “집에 있는 책은 다 읽었다”며 지난 1년간 책 293권을 읽고 감상을 적은 독서 기록장 몇 권을 꺼내 보였다. TV나 게임보다 책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
김씨는 “커서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어릴 때부터 토론과 논술이 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독서·논술 교육은 사회생활의 기본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라고 봅니다. 자료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질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등…. 저 역시 동료 직원들과 매일 토론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병원을 꾸려갈 수 있더군요. 훗날 논술시험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레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김씨의 부인 하정아씨도 “또래 부모들은 아이들의 공부부터 놀이까지 사교육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며 “집에서 책 읽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교육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시키면 얼마나 하겠나 싶겠지만, 조잡하면 조잡한 대로 의미가 있다”며 아이와 독서 후 대화를 많이 할 것을 권했다. 아이들과 책을 매개로 대화하다 보니 아이의 생각과 고민, 일상에 대해 자연스레 알게 되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늘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
“책은 읽히되, 아이의 수준과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요. 독서의 양이나 성적으로 남과 경쟁하진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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