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디바비디
2006. 10. 19. 16:23
“왕도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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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6-09-27 03:01]  |
논술 광풍 [下] 이렇게 준비! … 초등 문제의식 키우고 정독습관 들여야 중등 문·사·철, 6:2:1로 물리도록 읽자 고등 한 문장이라도 밀도있게 써보세요 [조선일보 김남인기자] 대학 합격을 좌우할 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어릴 때부터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다독(多讀)·다작(多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부터 다독·다작 습관을 초등학교 때 읽고 쓰기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독·다작’은 학년에 상관없는 제1원칙이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말이나 그림으로 대신한다. 또래끼리 한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얘기하거나 부모와 대화하는 기회를 늘린다.
3~4학년부터는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상이 어떤 것이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소한 것도 의심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쓰레기 분리 수거는 왜 할까’ 같은 질문으로 자극을 주는 게 좋다.
5~6학년은 본격적으로 읽기·쓰기에 돌입하는 단계다.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강요는 금물. 좋은 책을 정독해야 한다. 10권을 읽는 것보다 1권을 꼼꼼히 읽고 고민해보는 게 좋다. 책을 읽은 후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반드시 ‘자기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기쓰기, 자기만의 문집 만들기도 좋은 방법이다.
◆중등, 신문읽기로 근거펴는 연습을 전문가들은 “중학교 때야말로 좋은 책을 물리도록 읽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어느 정도 이해력이 생기는데다 대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학과 역사 철학 서적을 ‘6:2:1’의 비율로 읽는 게 좋다. 문학작품은 시공(時空)을 초월해 인간이 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데 가장 좋은 읽을 거리다.
초등학교 때 자기 생각을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면 중학교 단계부터는 ‘근거가 있는’ 자기 생각을 펼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책을 읽은 뒤 알맹이 없는 ‘느낌’만 늘어놓기보다는 한 주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근거를 펴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신문 읽기’를 추천했다.
단 너무 시사적이고 전문적인 것보다 중학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는 이슈를 다루는 게 좋다. 학교 교과와 관련된 주제를 택해 배경 지식을 넓히면서 논술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술형식에만 얽매이지 말고 인터뷰나 기사형식으로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해 본다. 중학교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의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고등, 흐름이 긴 책을 읽어라 1학년 때부터 대학별 논술 유형을 따라가기보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상위권 대학 논술 채점자들은 응시자의 대부분이 주어진 제시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글을 잘못 이해하면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헛일. 통합교과형 논술은 문제마다 평가하려는 게 다르기 때문에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고력이 필수다. 수능에 나오는 짧은 글뿐 아니라 흐름이 긴 책들을 읽어야 한다.
문학·역사·철학을 1:2:6으로 읽는다. 독서는 다양한 인용거리를 만들어놓기 위한 배경 지식을 익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입 논술에서 인용은 생각의 깊이와 독서량을 돋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단 천편일률적인 인용이 아닌 자신이 공감하고 재해석한 인용구만이 설득력을 높인다.
고2~3은 한 문장이라도 핵심만 밀도 있게 쓰는 훈련에 집중한다. 교과서의 매단원 말미에 나오는 주관식 심화문제를 놓고 한 단락으로 자신의 생각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논술은 교과 공부와 별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또 기출(旣出)문제를 화두로 삼아 문제 하나하나에 1~2주 정도의 시간을 갖고 관련 자료를 찾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그 결과를 소논문 형태의 글로 정리해보자. 엉뚱한 생각을 늘어놓는 게 창의력이라고 이해하면 곤란하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지문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즉 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고 다각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는 시험이다.
(김남인기자 kni@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