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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움직임있는 스페인·벨기에는 "코소보 승인 유보"
'親러' 압하지야·南오세티야도 그루지야서 독립 요구
17일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제사회는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갈렸고,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유럽 여러 지역의 분리·독립운동 세력들도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독립국 코소보 통해, 러시아 막자"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의 주요국은 코소보를 주권국가로 승인하기로 했다. 탄자니아를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은 18일 "코소보인들은 이제 독립했다"고 말해, 독립을 승인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관방장관도 18일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들 나라는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코소보의 독립이 발칸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세력확장을 견제하고, 이슬람 국가들의 민주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긴다. 현재 코소보에 주둔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은 미국·프랑스·이탈리아·아일랜드군을 주축으로 코소보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치안 유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을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인식하며, 체첸 등 러시아 내 소수민족의 독립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티베트 등 소수민족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의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도 18일 "코소보의 일방적인 독립선언은 역내 평화·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 회원국이지만 자체적으로 분리독립 문제가 있는 스페인·체코·슬로바키아 등도 신중하다. 하심 타치(Thaci) 코소보 총리는 "코소보가 독립하면 100여 개국이 승인해 줄 것을 확신한다"고 했지만, 그렇게 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고개 드는 유럽의 분리·독립운동
그루지야로부터의 독립을 꾀하고 있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압하지야와 남(南)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은 벌써 행동에 들어갈 태세다. 18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바가프슈(Bagapsh) 압하지야 대통령은 "가까운 장래에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러시아 의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에두아르드 코코이티(Kokoity) 남오세티야 대통령도 "남오세티야가 조만간 옛 소련권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과 유엔에 독립 인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U가입을 추진하는 미하일 사카슈빌리(Saakashvili) 그루지야 대통령이 코소보 독립을 지원한 EU와 달리 "그루지야는 코소보 독립을 승인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은 이런 복잡한 사정 탓이다.
19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아르메니아에서도, 이웃 나라인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의 독립문제가 선거쟁점으로 부각됐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의 76%는 그리스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계다. 야당 후보인 레본 테르-페트로시안(Ter-Petrossian)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독립문제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밖에 스페인·벨기에·키프로스·몰도바 등도 언어와 민족을 달리하는 소수계의 분리 요구에 직면해 있다.
[모스크바=권경복 특파원 kkb@chosun.com]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2-1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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