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가다

우주개발 경쟁 시대다. 2008년말이면 우리 기술로 만든 위성이 탑재된 로켓을 자력으로 발사하게 된다. 한국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 2008년은 실질적인 원년이 되는 셈이다. 우리 기술에 의해 우주시대를 개막하는 원년을 맞아 우주개발 최전방 전초기지인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우주개발 최전방 전초기지

서울에서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를 거쳐 벌써 일곱시간. 전남 고흥을 거쳐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두 개의 다리를 건너자 울퉁불퉁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도로는 중간 중간 확장과 함께 포장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 옆으로 아름다운 남해안의 풍경이 펼쳐졌지만 한편으로는 접근성이 이렇게 어려워 여기에서 어떻게 우주시대를 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고흥 읍내를 지나친 지 40여 분.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현대식 건물이 시야에 잡힌다. 우리나라가 2008년말 자력으로 우주로켓을 쏘아 올릴 우주개발 최전방 전초기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다.
우주센터 정문 앞에는 우주교육홍보관이 자리하고 있다. 아직은 일반인 관람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2008년 4월말 이후 이곳에서 우주센터 관람 및 견학을 할 수 있게 된다. 출입구에 다다르자 경비원이 차를 세운다. 차단기 옆에 설치된 LED모니터에 취재차량의 번호가 뜬다. 사전 신원조회와 함께 허가를 받은 이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나로우주센터는 로켓을 이용해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발사하기 위한 발사장이다.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발사체를 지상으로부터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자체적인 발사장을 갖추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현재 궤도 운용중인 무궁화호, 아리랑호, 우리별 등 우리의 위성을 델타2, 타이탄, 아리안 등 외국의 발사체와 발사장을 이용하며 비싼 외화를 임대료로 지불해 왔다. 그러나 나로우주센터는 우리의 기술에 의한 위성과 발사체를 우리의 발사장에서 우리의 힘으로 발사가 가능하게 한다.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중요한 기반시설인 셈이다.

발사대 외 모든 공사 완료
나로우주센터는 총 사업비 3125억원에 부지 면적 511만8642㎡(150만 평)로 2000년 12월 건설에 착수해 7년 만인 2007년 6월 건축 및 토목공사가 완료됐다. 현재는 발사대부지 기반 공사와 모의비행시험이 행해지고 있다. 2008년 말이면 이곳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위성로켓 KSLV-1이 발사된다.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 클럽의 세계 아홉 번째 가입 국가, 발사장을 가진 열세 번째 국가가 되는 것이다. 우주센터와 발사장은 미국이 10곳, 러시아와 중국이 세 곳, 일본이 두 곳 등을 보유하고 있다.
넓게는 3억3000만㎡에 달하는 우주센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만㎡의 나로우주센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우주센터로서 갖춰야 할 시설은 모두 갖췄다는 게 민경주 센터장의 설명이다. 민 센터장은 “작지만 콤팩트하다”는 한 마디로 센터를 설명했다.
나로도는 우주센터가 들어설 수 있는 국내 최적의 부지로 평가받고 있다. 우주센터 입지 선정은 까다롭게 진행됐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은 지난 2000년 이곳 외나로도를 포함해 제주도 모슬포, 경남 남해 등 모두 11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센터 부지 선정에 들어갔다. 우주센터 부지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발사 방위각과 안전구역 확보, 뛰어난 접근성 등이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기준은 발사 방위각이다. 나로도는 후보지 중 가장 넓은 방위각(15도)을 확보하고 있다. 발사장 선정 시 발사체 발사에 따른 외교와 안정성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발사체가 대기권을 벗어나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의 분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발사 궤적상에 인구밀집지역이나 다른 나라의 영토를 직접 통과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발사에 적합한 지정학적 여건과 주위 지형지물의 상태 등이 검토돼야 하는데, 실제로 발사체의 조립이 발사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각단의 로켓은 개별적으로 발사장으로 이동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존의 도로망과 같은 교통시설과 접근성 등이 철저하게 조사돼야 한다. 다행히 나로도는 육지와 다리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발사장의 연간 온도 분포, 강우량, 적설량, 바람의 세기 등과 같은 기상 상태도 양호해야 한다. 기후 변화가 너무 심할 경우에는 발사장 부지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지반이 약할 경우 정확도를 생명으로 하는 발사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우주센터가 들어선 이곳 외나로도다.
나로우주센터는 발사 전 과정을 통제 지휘하는 발사통제동, 발사체를 조립하고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인 조립시험시설과 추진기관시험동, 발사 과정을 관찰하는 광학장비동과 추적레이더동, 그리고 발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발사 후 발사체의 궤도를 추적하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제주 추적소가 역외 시설로 포함돼 있다.
발사통제동은 우주센터 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로켓 발사 시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곳으로 발사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취합한 후 최종적으로 발사 임무를 수행한다. 발사 후에는 추적레이더, 원격자료 수신장비, 광학추적장비에서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로켓의 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1층의 지휘통제본부는 영화에서나 본 모습 그대로다. 정면의 대형 스크린을 향해 수십대의 모니터가 병풍처럼 타원형으로 빙 둘러 설치돼 있다. 아마 발사가 성공하면 여기서 가장 먼저 환호성이 터져 나오지 않을까.
발사통제동 뒤편에는 로켓 이륙 초기 단계의 궤적 정보 및 비행 자세 관련 영상 데이터를 모으고, 동시에 그 정보를 발사통제동으로 실시간으로 보내는 광학장비동이 들어서 있다. 고속 디지털카메라로 입수한 영상 정보는 로켓의 움직임을 분석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된다.
발사통제동에서 발사대로 가는 중간 지점에 둥근 원판의 레이더가 옥상에 설치돼 있는 추적레이더동이 눈에 띈다. 추적레이더는 로켓의 비행궤적 정보를 획득해 발사통제동으로 전송, 대형 스크린에 그 정보를 표시한다. 만약 로켓의 비정상적인 비행이 감지되면 비행을 강제 종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센터를 방문한 날은 마침 로켓 역할을 대신한 국산 초음속기를 대상으로 추적레이더 성능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을 더했다.
조립시험시설은 로켓과 인공위성을 최종 조립해 기능시험을 수행하는 발사체종합조립동과 위성시험동, 지원장비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발사될 로켓 KSLV-1은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연료부로 구성되는 2단형 발사체다. 이중 대전의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조립되는 발사체 2단과 인공위성은 육로를 통해 이곳으로 옮겨져, 운송 도중 있을지 모를 파손이나 장애 등을 점검받게 된다.
KSLV-1에 실려 올라가는 인공위성은 로켓과 달리100%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 100㎏급 소형 위성으로 지구상공 260~1200㎞의 타원형 궤도를 돌면서 지구환경 관측을 위한 과학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발사체 1단은 러시아 기술이 기반
로켓의 핵심 부분인 엔진 등 발사 시스템은 러시아 기술이다. 로켓의 1단 부분인 액체로켓 부분은 러시아 측에서 넘겨받는 기술과 설계도가 기반이 된다. 현재 이에 대한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2015년까지 발사체에 대한 모든 기술을 확보하고 완전 자립 기술로 만든 KSLV-2를 발사한다는 목표다.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발사체 1단은 경남 김해의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조립돼 전용 바지선으로 해상 운송된다. 발사체 1단은 길이가 70m에 달해 육상 운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발사체 종합조립동이 우주센터 내에서 가장 큰 건물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우리나라는 아직 위성 발사를 위한 대형 액체로켓엔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러시아 측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가장 엄격한 보안 수준을 요구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내부에서는 아직 아무런 작업도 진행하고 있지 않았지만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했다.
이곳에서 조립되고 시험을 거친 발사체는 전용차량을 통해 발사대로 옮겨진다.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의 도로는 꾸불꾸불했지만, 70m에 달하는 발사체가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나로도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한 발사대는 한창 기반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발사대 부지는 원래 능선과 조그만 봉우리가 있던 곳을 깎아 평평하게 만들었다. 연구원들이 밀림과 같은 수풀을 뚫고 들어와 찾은 이곳은 지반이 암반으로 이뤄져 있어 천혜의 로켓 발사대 부지로 평가받고 있다. 4만6200㎡(1만4000평)에 달하는 발사대를 만들면서 쏟아져 나온 돌만해도 120만㎥였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 깎아낸 돌이 또 하나의 산을 만들 정도였다.
발사대에서는 우주발사체에 대한 최종적인 기능 점검 후 추진제 주입 작업을 거쳐 실제 발사를 수행한다. 따라서 추진제와 고압가스의 저장 및 공급시설 등 24개의 발사 서브시스템을 갖춘 중앙공용시설 등이 배치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로켓 발사 시 볼 수 있는 철골 구조의 높다란 서비스 타워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로켓이 조립동에서 수평으로 조립돼 이곳에서 전용장비를 통해 세워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새빨간 불기둥을 내뿜고 굉음을 울리면서 로켓이 발사될 광경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인도, 유럽연합(EU)에 이어 한국은 아홉 번째로 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린 국가가 된다. 이는 위성 발사 기술의 완전 자립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발사대는 로켓 발사 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진에서 쏟아져 나오는 화염을 산이 아닌 바다 쪽으로 유도했고, 발사순간의 진동도 예측·분석해 미리 반영했다. 이은정 선임행정원은 “발사대뿐만 아니라 우주센터 내 모든 건물과 장비는 해상국립공원인 이곳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로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숙소 식당으로 연구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숙소동은 원래 원주민들이 살던 마을이었던 곳으로, 그 어떤 태풍에도 피해가 없던 곳이었다고 한다. 센터장을 비롯해 모든 연구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아침·점심·저녁 세 끼 식사를 모두 이곳에서 해결한다.
식사시간은 마치 연구에 몰두한 것처럼 차분했다. 모두한 곳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함께 일을 하고 있는 탓인지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민경주 센터장은 로켓발사 기술은 시스템 워크라며 100여 개의 다른 전공 분야가 한 데 어울러져야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강조한 까닭을 알 수 있었다.
2007년 3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한 30여 명의 연구원들에게 이곳은 거의 유배지나 다름없다. 오죽했으면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퇴근 후 따로 할 일이 없어 다시 연구소로 돌아와 일을 할까. 국가 주요 시설이기 때문에 연구원의 가족이라도 센터 내에 거주할 수 없고, 교육문제 등 생활여건이 미비해 인근 고흥 지역으로의 이주도 힘들다. 하지만 이들 연구원은 묵묵히 자신들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모두 주말부부이거나 가족이나 애인과 떨어져 지내죠.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도 집에 가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기지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 연구원들의 우주개발에 대한 자부심과 신념에 대한 민 센터장의 설명이다.

고흥 우주 산업 메카로 거듭나
나로우주센터는 우리나라를 우주 선진국으로 이끌 전진기지면서도 우주 산업 육성의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우주 산업 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1996년 이후 평균 13%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주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인공위성 개발의 경우 일반적으로 개발비용의 6배까지 시장 창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 산업 중 최대 규모 매출을 보이는 분야는 위성 서비스 분야로 전체 우주 산업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위성체 산업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하고 있으나 2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아직 영세한 규모다. 하지만 우주개발 로드맵의 중장기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 우주 산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 소형 위성 제작 부문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한국이 위성 발사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위성개발에 있어 상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드는 셈이다.
특히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선 고흥 지역은 우주항공 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고흥군은 우주센터를 중심축으로 관련 시설을 클러스터화 해 우주 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이를 위해 고흥 우주항공산업발전협의회와 우주항공센터 지원사무소를 운영중이다. 비행 활주로를 갖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항공센터가 들어선 고흥만 간척지는 우주항공연구개발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박준희 우주항공센터 지원사무소장은 고흥 우주항공산업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2020년 이 지역의 우주항공 산업 생산 규모가 5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로우주센터의 방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우주항공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을 따라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인공위성이 이미 하늘을 돌고 있고, 2008년말이면 우리의 기술로 제작한 인공위성을, 우리의 시설에서 우주로 보내게 된다. 미국, 러시아 등 외국이 아니라 우리의 우주기지에서 우리가 만든 위성이 우리의 로켓에 탑재돼 발사되는 멋지고 장대한 장면을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INTERVIEW 민경주 센터장
“2008년 본격적인 우주시대 원년 열 것”

“2008년말이면 우리 기술로 제작한 로켓에, 우리의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우리도 우주개발을 위한첫 걸음을 떼게 된 거죠.”
민경주(54) 나로우주센터장은 2017년 완전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우주센터를 소개하고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늦춰진 것은 발사대와 로켓 관련 기술 부문에서의 러시아와의 협력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과 50~60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주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추적레이더, 원격자료수신장비, 광학추적장비 등은 모두 프랑스, 이스라엘로부터 들여온 것이다. 특히 170톤에 달하는 로켓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엔진이 포함된 발사 시스템은 러시아 기술이다.
기술보호협정을 거쳐 러시아로부터 최근 받은 발사 시스템 기술개발 및 설계 문서가 무려 2만1000페이지에 달한다. 이중 설계도만 6000페이지다. 민 센터장은 현재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러시아 기술진과 함께 우리 기술력에 맞게 풀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5월말까지 발사 시스템을 완공하고, 8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로켓 조립을 하게 됩니다. 2008년 11월이나 12월이 되면 우리 힘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자력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그의 자신감 속에 혹시 모를 실패에 대한 걱정도 비친다. 로켓 위성 발사는 발사통제 시스템, 추적 시스템, 데이터송수신 시스템 등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물론 구름이나 바람 등 기상에서도 한 치의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해외 우주센터에서 발사하긴 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인공위성 발사에서 한 번도 실패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자랑이기도 하지만, 이 때문에 부담도 큽니다. 실패 경험도 큰 자산인데 말이죠.”(웃음)
우주 전문가 부족도 문제다. 연구원들의 로켓 개발과 발사, 운용 부문의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미국 등에서 연구한 전문가들의 경우 국내 유입이 거의 없다. 이는 인공위성을 실으면 우주발사체가 되지만, 핵탄두를 실을 경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되는 로켓 기술의 특성 때문이다. 미국이 미사일협정을 내세워 우리의 로켓 개발의 발목을 잡거나, 러시아 등이 기술 이전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것도 이때문이다.
“자력으로 로켓을 발사하게 되면 많은 노하우를 얻게 될겁니다. 이러한 경험이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겁니다. 또 일할 수 있는 관련 분야가 많아지면 기술 인력 확보도 더 쉬워지겠죠.”
민경주 센터장은 ‘우주’와 숙명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의 이름인 ‘경주(庚宙)’를 영어로 풀면 ‘Star Space’다. 그의 별칭도 Star Space다. 그가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운 것은 중학교 재학시절 새턴5호의 달 착륙 장면을 TV 생중계로 보고서다. 그는 미국에서 고분자 물리 등을 공부하고, 미국방위산업체에서 고체 추진제를 연구했다. 이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를 담당하게 됐다. 그는 “우주인이 되고 싶은 것은 어린시절 누구나 갖는 꿈”이라며 “아마 이름 때문에 특별히 별과 우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글: 장시형 기자 ( zang@chosun.com)
사진: 홍승모 기자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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