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성공하는 공부 습관"
[중앙일보 2006-11-01 06:32]

[중앙일보 고정애] "공부를 잘하는 게 정상이고 못하는 게 비정상이다."

과연 그럴까.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대표강사이자 일교시학습과학연구소장인 박재원(43.사진)씨는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는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공부 원리로 접근하면 공부가 꼭 어렵고 복잡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남의 공부에 감 놔라 배 놔라 해 왔다'는 그는 최근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잡아야 할 공부습관'을 펴냈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나쁜 공부 추억을 만들지 말아야"=일부 학생은 '집중을 못 하겠다''책상에 앉아도 책이 눈에 안 들어온다'고 얘기한다. 남이 시키는 공부, 과도한 숙제와 벼락치기 공부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된 공부 혐오감이 도사린 경우가 많다.

사실 요즘 학생은 결과에 민감하다. 시험과 성적에 압박감을 느낀다. 문학 작품을 읽는 게 잘못됐다고 여긴다. '시험을 의식하지 않고 몰입해 공부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없다'는 답변이 많다. 악착같이 공부해도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부모는 무작정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을 피하자. 질문을 받으면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학습량이 지나치게 많아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건 곤란하다. 대신 공부하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자.

◆ "쌓여가는 공부 또는 사라지는 공부"=분명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때의 두 배 이상이다. 그러나 수업을 듣는 시간만 늘었지 자습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공부한 걸 자기 것으로 만들고 저장하는 과정이 없다.

부모는 복습 과정을 통해 기억으로 만들지 못하는 공부는 헛수고란 점을 깨닫게 해 줘야 한다. 성적보다는 꾸준히 복습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날 공부한 건 그날 복습하게 하자. 복습할 시간 여유가 없다면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방학 때 선행 학습보단 지난 학기 공부를 다시 확인하는 것도 좋다.

◆ "진도 나갈 때 문제부터 푸는 것도 방법"=열심히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온다거나 아는 것을 틀렸다는 학생들이 있다. 흔히들 공부를 덜해서 틀렸다고 생각한다. 또는 막연히 개념 이해가 부족하다며 교과서 공부를 다시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양이 아니라 방법이다. 실제론 아는 것인데 틀린 게 아니라 정확히 알지 못해 틀렸다고 판단하는 게 옳다.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도 늘 다시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진도 나갈 때 문제부터 풀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곤 왜 틀렸는지 보게 하는 거다. 틀릴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가 돼 쉽게 집중하곤 한다. 세 번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진도를 나갈 때 (자신의 공부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보는 눈이 생긴다.

또 아이가 평소 마무리할 때도 시간 제한을 두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문제를 풀도록 이끌어야 한다. 긴장하면 두뇌 상태가 달라진다. 편안한 상태에서 잘 푸는데 긴장하면 못 푸는 일이 벌어진다. 재수 없다거나 순간적으로 실수했다고 하는데 실전연습을 안 해서다.

◆ "부모들의 불안감 버려야"=대부분 부모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공부를 잘하면 '언제까지 잘할지 불안하다'고 말한다. 못하면 '희망이 없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공부는 학생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다. 실제론 가정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아침 가급적 도서관에 같이 간다. 피곤하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한다. 그러나 그게 가장 쉽고 편안한 길이다.

정리=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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