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대한 인류의 소망은 끝이 없다. 우리가 만약 달에 간다면 과연 달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인류가 달표면에 착륙한 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우주선’이다. 달표면과 충돌한 우주선은 달에 남게된다. 일본의 달궤도 탐사선 ‘히텐’은 1993년에, 미국의 달궤도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는 1999년 달에 충돌하며 임무를 마쳤다. 특히 루나 프로스펙터에는 천문학자 유진 슈메이커의 유해가 실리기도 했다.

1959년 러시아의 루나 2호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뒤 46대가 넘는 우주선과 우주선 부품이 달의 표면에 착륙하거나 충돌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무려 170톤. 게다가 거의 진공상태에 가까운 달은 바람이 불지 않고 비도 오지 않기 때문에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달표면의 우주선과 부품들은 완벽하게 보존된다. 그래서 달은 ‘우주선 박물관’인 셈이다.

달표면에는 우주선 이외에도 달에 다녀간 우주인들이 남겨두고 온 물건들도 볼 수 있다. 특히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달에 착륙한 미국 우주인이 남겨놓은 물건이 많다. 아폴로 우주선의 우주인들은 달에서의 임무를 마친 뒤 지구로 돌아올때 대부분의 물건을 달에 남겨뒀다. 작은 로켓으로 달에서 지구로 돌아오려면 우주선의 무게를 가볍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남긴 물건들은 지진계, 레이저 반사경, 손수레, 삽, 집게, 솔 같은 실험 장비는 물론 이름이 적힌 팻말, 방송용 카메라, 미국 국기 같은 기념품과 개인적으로 가져간 소지품들도 있다.

달에 남겨진 명패에는 미국에서 우주개발을 위해 노력하다 목숨을 잃은 우주인과 과학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우주인들이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달에 함께 갔다는 상징으로 남긴 것이다. 또 아폴로 14호를 타고 달에 간 앨런 세퍼드는 골프공을 남겨뒀고 아폴로 16호를 타고 달에 간 찰스 듀커는 가족사진을 달에 남겼다.

하지만 달에 남긴 우주선이나 장비보다 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은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 우주인이 남긴 달 발자국이다. 지구에서는 아메리카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첫 발자국은 남아있지 않지만 달에는 지금도 암스트롱의 발자국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가 인류를 대표해 달에 찍은 발자국은 왼발이었다.

달에 가지 않고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인류의 달 착륙에 대비해 고화질의 사진지도를 만들기 위한 달궤도 탐사선을 오는 10월 발사한다. 이때 인터넷으로 모집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한 마이크로 칩을 탑재한다.

비록 마이크로칩에 이름이 저장될 뿐이지만 이 탐사선은 1년 동안의 임무를 마친 뒤 달에 충돌할 예정이기 때문에 달 표면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NASA홈페이지 참조) 훗날 우주인이 돼 달에 착륙한 뒤 자신의 이름을 찾아보는 것도 뿌듯한 경험이 아닐까.

(글: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사입력 2008-05-23 16:06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