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차에서 에너지 ‘수확’
SF 소설에나 나올 법한 ‘無연료 無모터 항해 로봇’이 워싱턴포스트와 BBC 등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통상 과학자들은 해수 온도나 염도 등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비싼 연구 선박을 띄우거나 며칠 만에 배터리 수명이 다하는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야 했던 것.
미국 매사추세츠의 웹 리서치社가 개발한 어뢰 모양의 노란 색 잠수정은 작년 12월 이후 2개월 동안 캐리비안 해를 항해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항해 수심은 4000m이며 항해 거리는 “수천 km”에 달한다는 것이 이번 테스트에 참여했던 해양학자와 기술자들의 설명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 “로봇 글라이드”는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터나 프로펠러도 없다는 점이다.
이 잠수정은 몸체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부레들을 교대로 부풀림으로써 부력을 조절한다. 상승하기 위해서는 잠수정 내부의 액체를 외부 부레로 보낸다. 잠수정의 질량은 변하지 않고 부피만 늘어나 부상이 가능해진다. 밀도를 높여 가라앉히려면 액체를 잠수정 몸체 안으로 보내면 된다. 또 꼬리 ‘지느러미’는 항해 방향을 통제한다.
1.8m 크기의 이 잠수정은 하이브리드 종류다. 내부 장치를 작동시키는 데 적은 양의 전기를 사용할 뿐이다.
직접적인 동력은 바로 ‘해수의 온도 차’에서 ‘수확’해낸다는 것이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스트에 참여한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의 관계자는 “우리는 거의 무한한 추진 에너지원을 이용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사진 : 미국 우즈홀해양과학연구소(WHOI)의 보도 자료)
이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