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곳 중 16곳 신입생 못 채워…시행 3년만에 존폐위기
[로컬세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시행 3년만에 존폐위기에 몰렸다.- 전국 51곳 중 16곳이 신입생 정원 미달사태를 겪고 경쟁률도 시행 첫해인 2009년 이후 계속 하락세다.
- 3배 이상 높은 등록금에 비해 일반고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들어 추진한 대표적 교육정책이다.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앞에서 행복세상교육연대 관계자들이 '실패한 자사고 구하기' 편법 시행령 개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획일화된 교육을 탈피해 다양화·특색화로 교육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명분이다.
- 그러나 도입 당시부터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과 상위권 학생 독식현상에 따른 지역인재 유출,
- 고교서열화 등을 부른다는 논란이 일었다.
등록금 일반고 3배 차별화는 "글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고 미달 사태가 대규모로 일어났다.- 16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이 늘었다.
서울의 경우 2009년 동성고, 숭문고 2곳에서 2010년 10곳, 2011년 11곳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 올해 미달률은 42%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동양고는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어 자사고 최초로 지정을 포기했다.
- 동양고는 내년 1월 2차 추가모집 기간이 끝난 뒤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 경쟁률이 0.24대 1에 그친 용문고도 2년 연속 저조한 경쟁률로 자사고 지정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 2년 연속 신입생 입학율이 60%미만을 보이면 해당학교는 그 다음해부터 일반고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도 미달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광주지역 자사고 3곳 중 유일하게 숭덕고만이 정원을 채우고 - 나머지는 미달했다.
- 보문고와 송원고는 각각 0.59대 1, 0.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 대구에서도 자사고 경쟁률이 일반전형 0.93대 1,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0.91대 1로 집계됐으며
- 4곳 중 계성고와 경일여고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 경쟁률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 서울의 경우 시행 첫해인 2009년 2.41대 1이던 평균 경쟁률이
- 2010년 1.39대 1, 2011년 1.26대 1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고가 외면 받는 이유로 일반고와 비슷한 교육과정을 진행하면서도 - 3배나 높게 책정된 등록금을 꼽는다.
임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자사고 정원미달 사태는 - 정부의 자사고 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라며 "일반고의 3배에 이르는 수업료를 받으면서도
- 차별화한 교육과정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입시위주 교육·지역 양극화 '사실상 실패'
자사고는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 편성으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자사고의 올 상반기 수학과목 시험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이 교과 진도보다 선행학습에 맞춰 시험을 출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2학년 자연계열이 있는 자사고의 59.3%가 학교에서 진도를 나가지 않은 내용을 시험에 출제하고 있었다.
- 21% 수준인 일반계 고등학교의 세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실제로 경기 안산시 동산고등학교의 경우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수학문제 23문항 가운데 학기 중- 배운 수학1은 단 4문항만 출제됐다.
- 19문항 82%가 배우지도 않은 수학2 등에서 출제된 셈이다.
자사고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인교육을 펼쳐야 하는 학교가 입시교육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고 수업이 기본취지와 달리 선행학습 등 입시위주로 전락한 건 교육과정 자율 편성권 때문이다. - 정부는 자사고에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편성 등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 국·영·수 등 입시 위주의 교육이 가능토록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2011년 고교 신입생 과목별 이수단위 현황'에 따르면 - 자사고 학생은 일반고 학생보다 주요 입시과목인 국·영·수를 13~14단위(15.8%)씩 더 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미달된 10개 학교가 올해에도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등 - 존폐위기로 내몰리고 있지만 강남 등에 있는 명문사학인 이화여고,
- 한가람고, 휘문고 등은 경쟁률이 특목고와 비슷하거나 높았다.
한 전문가는 "자사고는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며- "고교평준화를 깨트려 일반고의 슬럼화와 고교서열화를 야기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뉴스룸 = 라안일기자@raan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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