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혜_성남외고 1학년


성남외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손지혜 양은 ‘외국에서 얼마나 오래 공부했느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막힘없는 원어민 선생님과의 대화, 네이티브 스피커에 버금가는 자연스러운 발음, 늘 만점인 영어성적 때문이다. 울릉도라는 비교적 사교육과 거리가 있는 곳에서 태어났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늦게 시작한 영어이지만 이제는 가장 효자과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요즘 조기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시작되는 수준이다. 그에 반하는 손지혜 양의 행보는 그래서 더 눈에 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접하게 된다는 영어도 오히려 초등학교에서 처음 배우기 시작해 5학년 무렵에서야 겨우 섬에서도 가능했던 학습지 하나만을 접해봤을 뿐이다. 요즘같이 너나없이 영어공부에 열성인 세태에 비교하면 손양의 이 같은 성과는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다. 이것을 하다 보면 다른 부족한 게 보이고, 그것을 채우다 보니 또 욕심이 생기고…. 자꾸 채워 넣으려는 욕심을 부리는 이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외국어고등학교에 내신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비움의 미학이었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의 바탕에는 바로 어머니가 있었다.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친한 존재다. 마음의 고민이 있을 때나 기쁠 때 언제든지 함께하며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고 있는 것. 실제로 주변의 친구들 중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은 아이들의 경우 웃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며 안타까워한다.


초등학교 시절 울릉도라는 섬에서 자란 그녀는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열성적인 사교육을 접해보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생겼다. 많이 뛰어놀고 자연과 함께하며 지냈던 시간이 인성교육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또래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며 시간을 보낼 때 집에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그녀는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시간이 많이 남으니 자연스레 책을 많이 읽게 되고 나중에 국어 실력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어머니가 선생님이다 보니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이 묻어난 것도 좋은 효과가 있었다. 바로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의 개념을 적용한 것. 초등학교 시절 40분 공부하고 20분 쉬고 또다시 40분 공부하던 스케줄이 꽤나 효과가 있었다.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시간을 5분씩 늘리고, 쉬는 시간은 조금씩 줄여나가며 공부했던 방식이 꽤나 효과가 있었단다. 요즘 강조하는 체험학습도 좋은 교육의 원천이 됐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부모님과 함께 전국으로 다니다 보니 교과서에서 접하던 것들을 실제로 보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꼈다.


“남들이 거의 안 가본 오지인 울릉도에서는 살기까지 했는데 다른 곳은 오죽 많이 가봤겠어요. 그렇게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책에서 다시 한번 보면 더 잘 보이고 와 닿더라고요.”
그녀는 좋은 학군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중학교 때부터라며, 초등학교 때는 열심히 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시절 뛰놀던 기억이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더욱 북돋워줬기 때문이다.

공부도 밝고 긍정적으로


어릴 때의 환경 때문인지 그녀에게는 학원 수업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것이 더욱 익숙했다. 학원이라는 곳에 잘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아는 부분이라도 다른 이들이 모른다면 다 짚고 넘어가야 하니 그 시간이 아까웠다. 혼자 공부하면서 모르는 문제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서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잘 맞았던 그녀는 특히 복습에 중점을 뒀다. 모르는 내용을 적어놓고, 보고 또 보는 복습노트가 수십여 권. 그 노력 때문인지 읽기, 듣기는 물론 문법까지 잘 소화하고 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특유의 발랄한 성격 덕분에 공부도 늘 긍정적으로 한다. 무엇이든 유쾌하고 긍정적으로 대하기 때문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부도 재미있게 해내는 것. 영어공부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통해 영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다른 정보도 많이 얻었어요. 역사, 문화, 스포츠 등 주제가 다양해지면서 상식도 풍부해졌고요. 그래서 그런지 원어민과 대화할 때는 응용력도 생기더라고요.”


이외에도 앞에 아무도 없는데 마치 무언가를 설명하듯 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그녀만의 특별한 공부방법이다. 이상하게 보이기는 해도 활발한 본인에게는 효과 만점의 방법이라고. 때론 엄마를 앞에 두고 설명하면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조금은 즐기면서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가끔 제 주변의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성적은 정말 좋지만 늘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거든요. 앞으로 공부할 후배들에게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 즐거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때로는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중얼거리거나 노래하면서 공부하는 저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잘 찾아 공부하면 좋겠어요.”

손지혜 양의 영어 정복 노하우


1 영어공부는 매일 하라. 매일 학습범위를 정해서 공부하고 휴일에도 쉬지 말자.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길러진다.
2 문법은 별도로 집중적으로 복습하라. 문법은 쉽게 늘지 않으므로 따로 노트 필기 등으로 집중적인 복습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그날 배운 내용에 해당하는 지문을 필기하고 문법을 아예 외워버리는 식이다.
3 특별학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평소에는 다른 과목을 모두 신경 써야 하지만 방학에는 좀더 영어에 집중할 수 있다. 철저한 계획으로 영어 실력을 쌓는 기회를 가져보는 게 좋다.
4 영어도 오답노트는 필수다. 실수로 틀렸다고 하지만 다음번에 같은 유형의 문제를 또 틀리기 쉽다.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모르는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논술을 알면 공부의 성공이 보여요”
“기본에 충실하기, 생각보다 어려워요”
“많이 놀고 많이 배웠어요”


여성조선
취재_박주선 기자, 권선정(프리랜서)
사진_김석호, 김맑음, 조선일보 DB
촬영협조_윤선생영어교실, LMP 센터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