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기초'' 다지기]⑨ 논술 잘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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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은 후 ''왜'' 질문하며 비판력 기르고
자기 주장을 정리 표현력 키우도록
흔히 논술의 기초는 독서라고 얘기한다. 왜 그럴까. 논술이란 어떤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정리한 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술을 잘하려면 첫째로 주제에 관해 생각해서 자기 주장을 정하고, 둘째로 자기 주장을 설득할 근거를 찾아야 하며, 셋째로 찾아낸 근거를 독창적이고 논리적인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논술을 잘하려면 이 같은 능력이 꼭 필요한데, 이를 길러주는 것이 독서다. 논술의 기초가 되는 독서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배경 지식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독자를 설득하려면 타당성 있는 근거를 대면서 자기 주장을 펴야 하는데, 이것을 논거라고 한다. 논거를 잘 들려면 아는 것, 즉 배경 지식이 많아야 한다. 그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다. 실제로 인간이 경험하는 것을 100으로 본다면 삶 속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은 독서와 같은 간접 경험을 통해 얻는다.
사고력을 기른다=논술은 단순한 글쓰기 능력이 아니라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했는지를 나타내는 결과다. 따라서 사고력, 즉 생각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사고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사고력을 기를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줄거리만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독서하는 중에 내용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어휘력이 힘이다=생각이 정리되고 나면 그것을 글로 잘 써야 한다. 그러러면 어휘를 많이 알아야 하고, 아는 단어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이 논술에서 중요한 어휘력을 키우는 데도 독서가 가장 좋다.
어른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어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일상생활만으로는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독서는 다양한 분야와 문화권 혹은 다른 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이 사용한 어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자기도 모르게 그러한 표현을 익혀 활용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표절과는 엄연히 다른 문제다. 책을 많이 읽게 되면 단순히 표현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저장된 어휘와 문장들이 자신만의 표현으로 말과 글에 저절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독서·논술 학습법=논술은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글이다. 잘못된 논술 교육은 판에 박힌 것처럼 똑같은 형식의 글을 쓰게 한다. 게다가 논술 교육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국어 과목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다른 교육과 마찬가지로 논술도 아이의 성장 과정과 수준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논술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먼저 논술의 기초가 되는 독서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은 단기간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다. 잘 읽어야 잘 쓰고, 잘 써야 잘 읽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는 통합해 지도해야 한다. 그래서 읽기가 입력(input)이라면 쓰기는 출력(output)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어떻게=저학년생은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흥미를 끄는 책으로 재미를 느끼게 한 뒤 점차 학업과 연관된 책을 읽도록 한다. 교과서 내용과 연계된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서 선정은 다양한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많이 읽히는 것은 논술 교육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왜?’라는 질문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왜’라는 질문이 많이 떠올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자기 의견을 정리해 한 문장이라도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에는 주장의 근거를 2∼3개의 보조 문장으로 쓰도록 한다. 읽기와 연계된 체계적인 쓰기 교육이 논술의 기초가 된다. 이렇게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나타내는 연습을 하면서 논술 능력을 조금씩 기를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습법=고학년이 되면 폭넓은 독서를 하도록 한다. 문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분야의 책도 점차 읽어야 할 시기다. 아이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독서 폭을 넓히는 데 중심이 되지만, 이 외에도 다른 분야의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영역의 책을 읽는 것이 무리라면 다양한 글감을 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독서 능력이 뛰어나다면 고전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전은 논술에 직접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술 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다. 우선 한두 단락 분량의 글을 쓰도록 지도한다. 독서할 때 책의 내용을 개요로 정리하는 연습을 한 뒤 논술을 쓰기 전에 이와 반대로 쓸 내용의 개요를 먼저 작성해 보도록 하면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양 은 희 ㈜대교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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