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조선일보 2006-09-27 03:01]

논술 광풍 [下] 이렇게 준비! … 초등 문제의식 키우고 정독습관 들여야
중등 문·사·철, 6:2:1로 물리도록 읽자
고등 한 문장이라도 밀도있게 써보세요

[조선일보 김남인기자]

대학 합격을 좌우할 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어릴 때부터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다독(多讀)·다작(多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부터 다독·다작 습관을

초등학교 때 읽고 쓰기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독·다작’은 학년에 상관없는 제1원칙이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말이나 그림으로 대신한다. 또래끼리 한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얘기하거나 부모와 대화하는 기회를 늘린다.

3~4학년부터는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상이 어떤 것이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소한 것도 의심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쓰레기 분리 수거는 왜 할까’ 같은 질문으로 자극을 주는 게 좋다.

5~6학년은 본격적으로 읽기·쓰기에 돌입하는 단계다.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강요는 금물. 좋은 책을 정독해야 한다. 10권을 읽는 것보다 1권을 꼼꼼히 읽고 고민해보는 게 좋다. 책을 읽은 후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반드시 ‘자기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기쓰기, 자기만의 문집 만들기도 좋은 방법이다.

중등, 신문읽기로 근거펴는 연습을

전문가들은 “중학교 때야말로 좋은 책을 물리도록 읽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어느 정도 이해력이 생기는데다 대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학과 역사 철학 서적을 ‘6:2:1’의 비율로 읽는 게 좋다. 문학작품은 시공(時空)을 초월해 인간이 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데 가장 좋은 읽을 거리다.

초등학교 때 자기 생각을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면 중학교 단계부터는 ‘근거가 있는’ 자기 생각을 펼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책을 읽은 뒤 알맹이 없는 ‘느낌’만 늘어놓기보다는 한 주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근거를 펴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신문 읽기’를 추천했다.

단 너무 시사적이고 전문적인 것보다 중학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는 이슈를 다루는 게 좋다. 학교 교과와 관련된 주제를 택해 배경 지식을 넓히면서 논술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술형식에만 얽매이지 말고 인터뷰나 기사형식으로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해 본다. 중학교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의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고등, 흐름이 긴 책을 읽어라

1학년 때부터 대학별 논술 유형을 따라가기보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상위권 대학 논술 채점자들은 응시자의 대부분이 주어진 제시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글을 잘못 이해하면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헛일. 통합교과형 논술은 문제마다 평가하려는 게 다르기 때문에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고력이 필수다. 수능에 나오는 짧은 글뿐 아니라 흐름이 긴 책들을 읽어야 한다.

문학·역사·철학을 1:2:6으로 읽는다. 독서는 다양한 인용거리를 만들어놓기 위한 배경 지식을 익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입 논술에서 인용은 생각의 깊이와 독서량을 돋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단 천편일률적인 인용이 아닌 자신이 공감하고 재해석한 인용구만이 설득력을 높인다.

고2~3은 한 문장이라도 핵심만 밀도 있게 쓰는 훈련에 집중한다. 교과서의 매단원 말미에 나오는 주관식 심화문제를 놓고 한 단락으로 자신의 생각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논술은 교과 공부와 별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또 기출(旣出)문제를 화두로 삼아 문제 하나하나에 1~2주 정도의 시간을 갖고 관련 자료를 찾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그 결과를 소논문 형태의 글로 정리해보자. 엉뚱한 생각을 늘어놓는 게 창의력이라고 이해하면 곤란하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지문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즉 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고 다각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는 시험이다.

(김남인기자 kn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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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부비디바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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