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착실히 준비하자!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법

각종 ‘카더라’라는 입소문만 난무했던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이 점점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여전히 정보 부족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 시장을 기웃거리지만,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사교육을 조장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교육계에 빅뱅을 몰고 온 새로운 대입 전형, 어떻게 대비해야 효과적일까?


올해로 도입 3년째를 맞는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이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참여하는 대학도, 선발 인원도 급격히 늘어 2010년 입시부터는 1만여 명의 대학 신입생이 입학사정관제에 의해 선발된다고 한다. 이제 입학사정관 제도는 대학뿐 아니라 특목고와 영재학교를 중심으로 중고등학교 입학 전형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대학들이 학생부나 수능시험 점수, 대학별 고사 등의 기준으로만 아이들을 뽑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정부가 대학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취지는 시험 점수 위주의 입시가 초·중·고 학생들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면이 있어 이를 고쳐나가기 위해서다. 또한 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입학생 선발은 각 대학이나 학과의 특성에 맞는 잠재력이나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뽑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
입학사정관제는 쉽게 말해 각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이라는 학생 선발 전문가를 채용,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성적은 물론, 개인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학생을 선발하고, 1년 내내 신입생 선발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한다. 이를 위해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의 학교생활을 나타내는 각종 서류와 면접 등을 평가해 합격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학생의 임원경력, 수상경력,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이 대학 입학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입학사정관제란?

대학이 대입 전형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육성·채용·활용해서 대학이나 모집 단위별 특성에 따라 보다 자유로운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말한다. 입학사정관(admission officer)이 하는 일은 크게 네 가지. 첫째, 대학이나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고교 및 대학의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관련 정보와 자료를 쌓고 관리한다. 두 번째, 효과적인 전형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세 번째, 수험생들이 제출한 전형자료를 심사하고 평가하여 개별 지원자의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존 전형방법을 통해 입학한 학생의 학업과 학교 적응 정도를 관리하여 추후 입학생 선발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든다.

대학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자세
문제는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어떻게 드러내고 또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정보와 준비 부족으로 혼란스럽고, 학부모들도 답답한 마음에 각종 학원에서 열고 있는 설명회에 참가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 이미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는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 새 프로그램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고 한다. 모 입시 컨설팅회사는 연비용 700만 원대의 입학사정관제 관리 컨설팅 프로그램을 내놓았다고 하고, 어떤 학원은 과목당 100만 원대의 입학사정관제 대비 프로그램을 광고한다. 이 같은 학원들은 자기소개서, 이력서, 봉사활동 관리 등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데, 과목당 100만~200만 원의 비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간 전체적인 관리를 받는 데만 1천만 원대가 드는 곳도 있다.
하지만 와이즈만영재교육 입학전략연구소 김태홍 과장은 “컨설팅을 받는 것이 안 받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입학사정관제 입학을 위해 반드시 사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녀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그에 관련된 소질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학부모의 관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학원에서 관리를 받을 경우, 같은 학원에서 관리를 받는 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서로 비슷비슷해질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참신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이 입학사정관제 입시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대학들이 추가 발표를 하면서 인원이 늘어나 2010학년도에는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전국 대학 선발 인원인 37만8천여 명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게다가 1만 명이라는 인원도 대학들이 기존의 수시 특별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포함시켜 발표한 경우가 많다. 기존 수시 특별전형의 서류, 면접심사 과정에 입학사정관을 참여시키고, 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발표한 대학이 많다는 것. 외국어 우수자 전형이나 수학· 과학 인재 전형 등 특기자 전형은 기존 수시 특별전형과 비교할 때 선발 절차와 반영 요소 비율이 같기 때문에 수험생으로서는 별반 달라진 점이 없다.
순수한 의미의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할 만한 리더십 전형이나 자기추천자 전형은 선발 인원이 적고 경쟁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태홍 과장은 그러나 “입학사정관제가 더욱 훌륭한 인재를 가려 뽑는 선진화된 방법이므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선발 인원을 점차 늘려가고, 더욱 열심히 시행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전형방법”이라고 말한다.

입학사정관제 공통 전형 절차
1_사전공지전형취지, 지원자격,
선발기준·방법, 제출서류
2_서류심사자격심사, 학생부(교과·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수능성적
3_심층면접·토론
-학생특성
(사고력, 적성, 열정, 역량, 성장가능성 등)
-교육환경
(가정환경, 교육여건, 고교교육과정 특성)
-대학 모집전형 적합성(건학이념과 부합)
4_최종선발합격자 결정

우리 아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입학사정관제는 각 학생의
개별적인 적성과 소질,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학생 개인의 노력과 학부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많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진로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동 내용에 대한 기록을 꾸준히 모아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일은 학부모의 도움 없이는 힘들기 때문이다.

1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학생의 다양한 면을 평가하기 때문에 1~2년 사이에 뚝딱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는 자녀가 최소한 중학생 때부터,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꾸준히 모으고 그 분야에 관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관심 분야를 함께 공부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쌓아나가야 한다. 자녀가 어리다면 되도록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열어주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관심사와 재능을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관심사가 분명하더라도 앞으로의 진로 선택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자녀가 어떤 쪽에 재능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없거나 진로적성에 대한 의견이 아이와 달라 서로 충돌할 경우 진로적성검사를 받아보거나 진로지도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2평가는 서류로 하는 것, 기록을 남겨라아이가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하고 훌륭한 체험을 했다고 해도 그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으면 입학사정관을 설득할 수 없다. 실험이든, 관찰이든, 봉사활동이든, 자녀가 활동한 내용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기록을 남겨라. 활동 참가 유무뿐 아니라 활동과정에서의 역할, 그로 인해 얻게 된 성과까지 기록하는 것이 좋다. 실험을 했으면 실험일지를, 만들기를 했다면 작품의 사진을 남기는 것은 기본이다. 봉사활동을 했다면 그 활동을 통해 인간적으로 성장한 점을 글로 써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학생의 특성과 재능, 그리고 관심분야에 대한 열정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꾸준히 쌓아나가야 한다. 오랜 기간 써나간 일기나 에세이, 기고문 등도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전문 영역에 대한 도전 경험이나 관련 경진대회 참가 및 자격증 취득도 좋은 기록이 된다.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수상 이력도 좋지만 때론 참가 경력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수상 기록뿐 아니라 참가 기록도 남긴다.

3 특색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소수의 입학사정관이 수많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 평가한다. 그만큼 평범하고 특색 없는 포트폴리오는 처음 심사 과정에서 제외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것도 웬만큼, 저것도 웬만큼 하는 안정적인 ‘스펙’보다는 어느 한 분야에서 특출나게 뛰어나거나 특색이 있어서 입학사정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다소 급진적이거나 극단적이라도 관련 분야에 대한 특색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4 학생부 관리와 수능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
입학사정관 전형이 성적을 보지 않을 거란 기대는 큰 오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개 1단계 학생부, 서류 평가를 해서 모집정원의 2~3배수를 뽑고, 2단계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대학마다 반영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교과(학생부 내신)와 비교과(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등 서류와 면접)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학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사전 공지-서류심사-심층면접 및 토론-최종선발’의 4단계로 운용해야 한다. 이때 서류심사에서 보는 것이 지원 자격, 학교생활기록부 및 자기소개서, 추천서, 수능성적 등이다. 수험생의 잠재력, 창의성, 소질 등의 평가는 심층면접과 토론에서 담당한다. 학과 성적 중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과 학과와 관련된 과목 성적이 뛰어나다면 금상첨화다.

5 솔직하고 참신한 자기소개서를 써라 자기소개서는 대입 지원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자기소개서의 생명은 참신함과 솔직함.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는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끌면서도 과장됨이 없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사실 선진국 대학에서 이미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신입생 선발제도. 교육과학부도 우리나라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일본의 큐슈대학, 미국의 UC버클리, 영국의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대학 등의 입학사정관 제도를 면밀히 검토해보고 벤치마킹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아이비리그 대학의 자기소개서(에세이) 작성 요령이 참고사항이 될 수 있겠다.
아이비리그 대학 입시에서 꼭 피해야 할 진부한 에세이 중 하나는 ‘학급에서 반장으로 활동해 책임감을 배웠고~’ 하는 내용이다. 수없이 많은 뛰어난 지원자들의 에세이 중 이러한 문구로 시작하는 에세이는 지루할 뿐이다. 두 번째로는 어떤 일에 도전해서 실패했지만 무언가를 배웠다는 내용. 예를 들면 ‘야구경기를 해서 졌지만,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는 내용이다. 세 번째로는 ‘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무엇을 보았고~’ 하는 과시형 에세이. 네 번째는 ‘초등학교 때는 무엇을 했고, 중학교 때는 무엇을 했고, 고등학교 때는 무었을 했고~’ 하는 연대기식 구성의 에세이다.
학생의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한 에세이, 자신을 솔직하게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에세이를 쓰도록 고민해야 한다.

취재 박혜전 기자 사진 조선일보 DB
출처:여성조선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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